[세탁전문가 인터뷰] 소재별 세탁법, 세탁 기호는 어떻게 넣어야하나요?

 

안녕하세요, 티집입니다.

티셔츠를 만들 때는 보통 왼쪽 옆구리 안쪽 면에 품질표시 라벨을 달거든요. 케어라벨 또는 세탁라벨이라고도 불리는데, 사이즈, 세탁 방법, 혼용률, 취급 시 주의사항 등의 정보를 표기하는 라벨이에요. 이 중에서 제가 가장 질문을 많이 받은 건 취급 시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거였어요.

 

 

품질표시 라벨을 만들 건데, 

세탁 기호는 어떻게 표기해야 하나요?

 

소재의 혼용률은 원단을 구매할 때 스와치를 보면 적혀있고, 없는 경우도 원단 가게에 전화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세탁방법은 따로 알아봐야해요. 전에 세탁 방법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헷갈리는 소재가 있었는데, 원단 가게에 물어봐도 애매하게 안내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소재별로 세탁 방법을 나누는 법칙이 있을까..?’

30년간 세탁소를 운영해오신 세탁소 사장님께 조언을 구해보았습니다.

 

 

 

Q : 사람들이 세탁물을 맡기고 가면, 세탁소에서는 소재별로 세탁 방법을 어떻게 선택하시는 건가요?

A : 세탁물이 들어오면 케어라벨에 쓰여있는 품질표시를 보고 섬유의 성분을 먼저 확인해요, 아크릴, 면, 모 등 성분에 따라서 세탁 방법을 자체적으로 판단하죠. 일단 세탁소에 맡길 때는 어쨌든 옷이 더러워져서 맡기는 거니까. 우리가 옷의 오염 상태를 보고 자체적으로 세탁 방법을 선택하죠, 세탁 시간도 조절하구요.


 

Q. 그럼 어떤 옷을 물세탁하고, 어떤 옷을 드라이클리닝을 하나요?

A. 모는 무조건 드라이, 레이온도 물로 빨면 줄고 뻣뻣해져서 무조건 드라이. 면 종류는 물세탁이 가능하지만 세탁기에 돌려도 되는 게 있고 안되는 게 있는데, 면 남방이나 청헤지 같은 건 물세탁을 하면 쪼글쪼글해질 수 있어서 따로 물세탁하는 방법이 있죠. 한복 같은 옷은 품질표시도 없고, 문지르면 색감이 빠지거든요. 이렇게 옷감이 상하는 경우에는 '쇼프'라는 세제를 옷감에 발라서 오염을 제거하기도 합니다.



Q : 드라이클리닝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싶어요. 어떻게 세탁하는 건가요? 세제는 뭘 써요?

A : 드라이클리닝은 물 대신 세탁용 기름을 사용해서 세탁기를 돌린다고 생각하면 돼요. 드라이클리닝용 기름은  솔벤트랑 미네랄 테르펜 두 가지가 있어요. 값이 조금 더 비싸도 솔벤트를 사용하는데, 기름 냄새가 덜 진하거든요. 세탁소들은 거의 솔벤트를 많이 쓰죠. 기름은 한 번 쓰고 나면 여과통으로 들어가고 걸러져서 나와요, 찌꺼기가 생기면 폐기물로 신고해서 버리고요. 기름은 계속 주기적으로 바꿔서 쓰고 한 달에 한 번씩 필터들도 교체를 해주고 있어요. 



Q : 드라이클리닝 세탁 기간은 얼마나 걸려요?

A : 드라이는 세탁하고 건조하는데 보통 3일 정도. 건조기를 쓰긴 해도 세탁할 때 기름이 원단 섬유 사이사이에 스며있었기 때문에, 기름이 날아가는 시간이 필요해서 3일 정도는 잡아야 해요.



Q : 드라이클리닝하면 뭐가 좋아요? 옷을 더 오래 보존할 수 있어요?

A : 그렇죠. 기름으로 세탁하면 옷의 형태가 안 바뀌니까요. 화장지를 물에 넣으면 풀리잖아요, 기름에서는 안 풀려요. 그 상태 그대로 있어요. 옷은 안 망가지는데 단점이라면 물세탁보다는 때가 덜 빠진다고 볼 수 있죠. 물 빨래는 세제로 퐁퐁해서 빨면 기름보다 더 깨끗하죠. 예전에는 오리털 패딩 이런 건 다 드라이했었는데, 요즘은 패딩은 물 빨래하는 경우가 많아요. 소재가 바뀌어서 그런 건지 드라이하면 오히려 기능이 떨어진다고 물세탁 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순모, 울, 레이온 이런 거는 물에 빨면 줄어들고 오그라들기 때문에 드라이를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Q : 물세탁이랑 드라이가 둘 다 가능한 소재도 있나요? 

A : 드라이만 해야 하는 소재는 물 빨래를 하면 안 되는데, 물 빨래가 가능한 소재 중에는 드라이가 가능한 경우도 있어요, 폴리에스터 같은 소재는 드라이, 물세탁 모두 상관없어요. 


 

Q : 건조기도 써도 되는 소재가 있고 안되는 소재가 있지 않아요?

A : 사실 거의 모든 소재를 건조기를 돌려도 되는데, 돌리는 시간이. 타임이 중요해요. 오버코트 돌리는 시간, 패딩 돌리는 시간, 면티 돌리는 시간이 조금씩 다 달라요. 그런데 소비자들이 알기엔 힘든 전문분야죠.



Q : 옷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케어라벨에 세탁 기호를 뭘 넣을지를 가장 어려워하거든요. 제작자가 안내한 세탁 방법대로 세탁했는데 옷이 상하면 안 되니까 엄청 신중하게 아이콘을 선정해서 넣게 돼요. 원단마다 세탁 기호를 어떻게 넣으면 좋을까요?

A : 음... 세탁 방법이 가장 까다로울 거예요. 엄청 세분화되어 있어서, 소재마다도 성분 퍼센티지가 80%인지 20%인지에 따라서도 세탁 방법이 달라지는데, 세탁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일반화해서 알려주기는 힘들어요. 세탁소는 워낙 여러 종류의 옷감을 많이 보니까 노하우가 생겨서 어느 정도 세탁법을 판별할 수 있지만

일반 사람들이 원단 상태만 보고 세탁 방법을 파악하기는 어렵죠. 세탁법을 잠깐 사이에 다 설명해 주기엔 어렵고, 일반화하기엔 더 어려워요. 책으로 공부하기에도 내용이 너무 많아요, 면 몇 프로에 아크릴 몇 프로- 퍼센티지마다 세탁 방법이 다 다르니까.

그리고 사실 품질표시 라벨과 다르게 세탁해야하는 경우도 있어요. 드라이가 가능하다고 쓰여있어도 왠지 물이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들면 기름을 살짝 찍어서 테스트를 하거든요. 그때 물이 빠진다 싶으면 물세탁을 해야 해요. 

또 다른 예로 만약 면 소재 옷인데 실크가 조금 섞여있다면, 이런 거는 물세탁하면 안 돼요. 실크 부분만 비닐에 넣고 묶어서 면만 물세탁하고, 말려서 드라이를 돌리기도 하고, 옷 디자인이나 상태에 따라서 세탁을 다르게 해야 해요.

세탁전문가인 우리가 자체적으로 원단의 상태를 보고 판단해야 하죠. 원단의 상태가 드라이를 하면 안 되는데, 드라이를 하라고 쓰여있었다고 무조건 드라이를 하면 옷이 다 망가지는 거예요. 



Q : 그럼 세탁하다가 옷이 망가지면 배상해주는 경우도 있어요?

A : 세탁도 사람이 손으로 하는 거라 아무리 잘해주려고 해도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어요. 변상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죠. 그런 일이 생기면 고객한테 먼저 양해를 구해요, 이러이러해서 옷이 상했는데 어떻게 해드릴까요 하고. 

사실 세탁의 정확한 기준이 없어서 우리도 사고가 많이 나는 거예요. 드라이하라고 해서 드라이를 했는데, 사고가 났다면 사실 옷을 만든 회사에서 물어줘야 하는 게 맞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영세업체라서 본사에 찾아가서 시간을 쓰고, 지식으로 싸우기엔 번거롭잖아요. 그럼 물어주기도 하는 거죠. 그래도 예전엔 품질표시가 안 맞는 경우가 있었는데, 요즘은 품질표시대로 세탁하면 거의 맞다고 보면 돼요.



Q : 그럼 원단 가게에 세탁 방법을 물어보는 게 가장 정확할까요?

A : 원단 가게에서는 원단의 소재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주겠죠, 혼방률 같은 거. 그런데 세탁 방법은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세탁소에 가져가서 물 빨래해도 돼요? 드라이 돼요? 물어보면 간단한 세탁법을 알 수는 있겠죠.


*teeezip says : 소재별로 세탁 방법을 일반화해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이 있네요. 스스로 공부를 해서 세탁방법을 찾아보거나, 한국의류시험연구원 같은 곳에서 세탁방법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어요.

 



 

PS. 세탁소 사장님께 듣는 세탁꿀팁


"옷 살 때 '처음에만 드라이를 하고 나중에는 물 빨래해도 돼요'라고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거 상술이에요. 

 

두 번째부터 물 빨래해도 되는 거면 그냥 처음부터 물빨래 해도 되는 옷이에요. 처음에만 세탁소에 맡겨야 할 옷은 없어요. 첫 세탁을 세탁소에서 하면 옷의 형태가 유지되는데, 그 뒤로 집에서 빨면 형태가 다 망가지잖아요? 그 옷은 결국에는 그렇게 될 옷인 거예요. 어차피 변할 거는 다 변해요. 그래서 우리는 손님이 그런 말을 하면 그냥 집에서 물세탁 하셔도 된다고 이렇게 얘기해요. 

 

그리고 집에서 물세탁할 때 옷 관리를 더 잘하고 싶으면 '중성세제'를 쓰세요. 중성세제는 탈색이 안되거든요. 하이타이같은 가루세제는 알칼리 세제고, 물 세제가 중성세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