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옷공장 인터뷰] 제작부터 유통까지, 사장님께 듣는 실무와 인생 조언

안녕하세요, 티집입니다.

이번에는 잠옷 공장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왔어요!


 

제가 티집 제품을 많이 만들어가던 시절, 신제품을 낼 때마다 재고가 점점 많아져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이 많을 때가 있었어요. 그때 사장님께서 사무실의 잠옷 창고를 보여주셨었거든요.

 

"사업을 하려면 재고가 이만큼은 있어야지. 

언제 누가 찾아와도 놓치지 않고 거래를 하려면 말이야"

 

그 많고 많은 종류의 잠옷들을 보면서 아 내 재고는 정말 새 발의 피구나, 더 만들어도 되겠다는 위안과 용기를 얻었었어요.

패턴 제작부터, 디자인, 생산, 영업까지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하실 수 있는 멋진 분. 잠옷 공장을 운영하고 계시고, 직접 디자인해서 생산한 잠옷을 거래처에 도매로 납품하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고 계셔서 여러 가지를 여쭤보고 올 수 있었어요!





 

 

Q : 잠옷에 주로 사용하는 소재는 무엇인가요?

A : 면 100% 위주로 써요. 실크나 폴리, 레이온처럼 면이 아닌 것도 쓰긴 하는데, 그래도 잠옷은 살에 닿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면이나 레이온 같은 자연섬유를 쓰죠.


Q : 원단은 어디서 구매하시나요?

A : 수입해서 들여오는 것도 있고, 대구에서 짜는 것도 있고, 서울에서 나염찍는 것도 있고.


Q : 원단시장을 안 거치고 원단 공장이랑 직거래하려면 물량이 얼마나 돼야 해요?

A : 기본 한 색깔당 최하 1000야드는 돼야 제작할 수 있어요. 


* teeezip says : 원단 공장에서 직조하면 당연히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지만 처음 제작하는 분들은 바로 직조하기가 어려울 거예요. 최소 천 야드면 티셔츠 1000장을 만드는 정도라서, 그리고 제작을 많이 해본 뒤에 직조하는 게 안전하기도 하구요.



 

 

 

Q : 잠옷은 보통 몇 가지 사이즈로 제작하세요? 

A : 남녀 공용은 90, 95, 100, 105 총 4가지 사이즈로 만들고, 여자 옷만 할 때는 Free 한 사이즈로 만들거나 L, XL 2 사이즈로 만들기도 합니다. 잠옷은 주름이 많이 들어가서 여유도 있고, 딱 맞게 입는 옷은 아니기에 약간 크거나 작아도 괜찮아서 한 사이즈로 만들기도 합니다.


Q : 컬러는 몇 가지를 하시나요?

A : 원단을 보고 결정해요. 디자인을 먼저 하고 원단을 고르는 경우도 있고, 원단을 고르고 그에 맞는 디자인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원단의 컬러를 보고 그때마다 다르게 선정합니다. 


Q : 초도 물량은 어느 정도로 만드세요?

A : 보통 한 두절 단위로 생산하는데, 한 가지 색깔에 한 사이즈당 50~100장 정도. 하나당 50장씩 두 사이즈에 두 컬러면 200장이 초도 물량이 되겠죠. 그다음은 절 단위로 재생산을 합니다.


 

 

 

 

Q : 사장님께서 디자인도 직접 하시는 거죠? 계속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어렵진 않으세요?

A : 잠옷의 특징은 사람들이 밖에 입고 다니는 옷이 아니라서, 그렇게 심하게 유행을 안 탄다는 거예요. 햇수가 가도 20년이 가도 그대로 쓰는 디자인이 있어요. 그 대신에 마진이 적어요. 겉옷은 내가 디테일을 하나 더 붙이는지 아닌지에 따라 단가를 조정할 수 있는 대신, 유행이 지나면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죠. 청바지나 잠옷처럼 변함없이 쭉 팔 수 있는 건 마진이 적고, 유행을 따르는 건 마진을 더 낼 수 있어서 각각 장단점이 있어요.


Q :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받으세요?

A : 사업하는 사람들은 버스 타고 이동하는 자투리 시간도 헛되이 보내면 안 돼요. 길 가다가 창밖에 사람들이 뭘 입고 다니는지 보고, 머리띠 쓰고 가는 사람을 보면 ‘아 저 디자인을 나는 어깨 끈에 접목시켜봐야겠다’ 이런 식으로 모티브를 얻도록 관심을 둬야 하죠. 패션쇼도 보면 아 예쁘다가 아니라, 어떤 컬러를 쓰는지, 보라랑 초록이 저렇게도 어울리는구나 캐치를 하도록 관심을 둬야 하죠.






 

Q : 생산한 제품은 어디로 보내세요?

A : 동대문, 남대문, 전국에 다 나가요. 우리는 각 도시마다 이미 거래처가 확보가 되어있기 때문에. 샘플이 나오면 거래처마다 한 장씩 다 보내요. 그럼 그걸 보고 마음에 들면 오더를 하는 거고, 아니면 반품을 하는 거죠.


Q : 도매 판매 가격은 어떻게 정하시나요?

A : 원단 + 공임 + 마진으로 가격을 정하죠. 도매상에 넘기고 나면 최종소비자가에는 관여하지 않아요. 


Q : 도매로 판매할 때는 몇 장씩 판매하세요?

A : 한 장이라도 팔죠. 아무리 작은 거래처라도 무시하지 않아요. 한 달에 백만 원을 파나, 천만 원을 파나 나는 똑같이 거래하고 똑같이 상대해요. 작은 사람이 커질 수도 있는 거고. 큰 사람이 망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리고 일단 내 집에 오는 사람은 절대로 불쾌한 얼굴을 하고 나가면 안 된다고 하는 게 내 지론이에요. 항상 웃으면서 나갈 수 있게. 오늘 거래처에서 20장만 별도로 큰 사이즈로 만들어달라고 연락 왔는데, 사실 당연히 안 한다고 해야 해요. 소량 작업이 귀찮고 오히려 손해가 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도 만들어준다고 했어요. ‘내가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입장을 생각해서 만들어주는 거다’ 그 진심은 통하는 거니까요. 이렇게 사람을 대하니까 나랑 한 번 거래한 사람은 자기들이 먼저 거래를 끊겠다고 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부록 : 사장님의 인생 조언 


"앞으로 일을 많이 하려면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게. 누가 나를 만났을 때 나에게서 얻어 갈 게 있어야 해. 경쟁 사회에서는 저 사람이 나에게 줄 게 없으면 날 안 만나, 만날 이유가 없어. 내가 사람을 만나서 말 한마디 하는 거라도 배우고 뭐라도 얻어지는 게 있으면 나를 찾아와서 만나고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해. 하다못해 선한 영향력이라도 끼쳐야 해. 근데 노는 것만 좋아하고, 쟤를 만나면 시간 낭비다, 좋을 게 없다 싶으면 점차 관계를 끊어. 그러니까 계속 공부를 해야 해. 생산, 판매에 대한 공부는 물론이고. 책도 많이 읽고, 사회 전반적으로 폭넓게 다 많이 배워야 해. 인간의 욕구는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사귀고 싶어 해. 그러니까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해. "



" 내가 직접 안 만들어도 공장에 있는 미싱을 다 할 줄 알아야 해. 알아야 말귀를 알아들어. 그리고 내가 많이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을 어떻게 잘 쓰는지가 더 중요해. 그 방면의 빠삭한 사람들을 잘 찾으면 돼. 그게 더 중요해. 단, 시키려는 일을 내가 정확하게 알아야 시킬 수 있어, 모르고 시키면 무시당해. "


 



 

인터뷰 포스팅 하나를 쓸 때마다 짧게는 3시간, 길게는 6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려요. 어떤 질문을 할지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녹음해온 걸 타이핑하고, 다듬기까지. 오래 걸려도 이 작업을 하는 게 보람 있어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어와야겠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사장님들을 뵙고 오면 진짜 인생 조언을 많이 듣게 되거든요. 인터뷰 말투는 제가 다듬어서 쓰는 건데 이 인생 조언 부분은 사장님 말씀 그대로 담아봤어요. 


인터뷰한 사장님께서는 주문제작 생산은 하지 않으십니다.

사장님 소개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왔는데, 맞춤제작을 하지 않으셔서 연결해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