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공장 인터뷰] 어른들의 인생조언

안녕하세요, 티집입니다.


가끔씩 걱정의 늪에 빠지는 날이 있어요. 

‘나보다 더 전문가인 사람들도 많은데 내가 책을 쓰는 게 맞는 걸까'


생각의 끝에 내린 결론은 나보다 경력이 많은 분들은 어차피 내 글을 읽을 독자가 아니고, 나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는 제작 현장에 있는 사람이니까 공장 이야기를 전해보자. 식구들, 주변 공장 사장님들 경력이 30년, 40년, 50년씩인데 그분들의 이야기와 노하우만 담아도 천년의 시간을 전할 수 있을 거야..!'

 

오랜만에 일이 생겨서 봉제조합 이사님들을 잠깐 뵙고 왔어요! 질문거리를 메모장에 가득 써두었는데, 진지한 조언을 해주시는 바람에 인터뷰는 못하고 왔지만요. 그래도 좋은 말씀을 듣고 와서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책을 쓰는 건 나도 예전부터 고민해오던 일이지. 우리 일은 오랜 시간 동안 경험을 하면서 찬찬히 쌓아 올려야 하는데, 내가 터득한 노하우만 쉽게 얻어 가면서 그게 전부일 거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을까봐 우려되거든."



이 말씀을 듣고 일단 제 생각을 정답처럼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작하다 보면 제가 추천한 원단을 쓰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왜 제가 그 소재를 좋다고 느꼈는지는, 다른 원단으로 제작을 해봐야 스스로도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거거든요. 창작자의 기준에서 더 좋은 소재가 있을 수도 있는데, 제가 추천한 게 가장 좋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는 점을 저도 고려해야겠더라구요.




"

소재를 먼저 생각하면 안 되지. 

디자인을 먼저 생각하고, 

그 옷에 어울릴 소재를 찾아야지.

"



제가 옷을 볼 때 소재를 먼저 보는 습관이 있더라구요. 티셔츠랑 천가방을 주로 만들다 보니, 품목 특성상 디자인이 엄청나게 특이한 경우가 많지 않아서, 소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생각해 보니 ‘디자인에 맞는 소재를 찾아라’라는 말씀이 맞더라구요.

 

이사님들께서 그동안 저를 쭉 지켜보면서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셨어요.

 



"여유를 가져요."

 

"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오는 성취는 없어,

천천히 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질 거야.

조바심 낼 필요 없어.

인생은 길잖아.

"




제 인생의 곱절을 살아보신 어른들의 조언. 따뜻한 응원을 받았어요. 사장님들과 대화하다 보면 새로운 기술도 많이 보게 되고, 정말 많이 배우게 돼요. 내가 만드는 제품이 최고라는 자만심은 아예 사라지게 되었죠. 좋은 제품에 대한 사람의 기준은 다 달라요. 더 많이 경험하고 공부하는 사람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건 불변의 법칙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