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티집입니다.
얼마전에 아동복 브랜드에서 일하는 지인을 만났어요. 사실 처음에는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유용한 정보가 많아서 중간부터 각잡고 녹음을 하기 시작했어요. 대기업 아동복 브랜드에서 어떻게 기획을 하고 운영을 해나가는지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이번주 인터뷰 주제로 선정해보았습니다.
Q : 브랜드에는 제품 기획을 담당하는 MD가 있나요?
A : 기획 MD가 있긴 하죠. 근데 디자이너들이 상품기획 부분까지 고려해서 업무를 보는 게 훨씬 효율적이에요. 솔직히 디자이너들이 볼 때 팔릴 색상, 안 팔릴 색상, 팔릴 디자인 아닌 디자인이 나눠지거든요. 그래도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가져왔을 때, 요즘 트렌드랑 다른 걸 가져오면 의견을 조율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원단에 패턴이 있는 디자인이 반응이 더 많거든요. 근데 디자이너가 무지 디자인을 가져왔다고 가정해봐요. 그럼 이런 건 요즘 고객들이 원하는 게 아니라고 알려주고, 소비자 반응을 반영해서 디자인을 수정하게 되는 거죠. 그래도 디자이너의 역할이 커요, 테스트 디자인과 베이직 디자인이 나눠져 있으니까요.
테스트 제품
VS
베이직 제품
Q : 테스트 제품과 베이직 제품으로 나뉜다고 했는데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A : 테스트 제품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 위한 제품이고, 베이직 제품은 매출을 끌어오기 위한 판매가 잘 될 제품들을 말하죠. 베이직 제품은 색깔도 여러 개 뽑고 상하의를 맞추는데, 테트스제품은 소량으로 만들어요. 그러다가 고객 반응이 오면 그때 바로 리오더를 넣어서 수요를 따라가는 거죠.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개인 사업자 브랜드들을 '인스타 브랜드'라고 부르는데, 그들도 이렇게 소량 발주해서 제작하는 것 같아요, 자기가 재고를 떠안지 않아도 될 정도 약 100장 정도의 소량 제작을 한 다음에 반응이 올라오면 빨리 리오더를 치는 거죠. 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Q : 시장조사는 어떻게 하나요?
A : 요즘 우리는 인스타그램으로 시장조사를 많이 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아동복 브랜드는 팔로워 수가 5만 이상이 되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큰 인스타 브랜드들을 팔로우를 해놓고 그 제품들이 어떤 제품을 올리는지 이런 걸 주기적으로 들어가서 확인하죠, 물론 고객들의 반응도 같이 확인하고요.
요즘 인스타 브랜드는 개인이 운영해도 완전 브랜드 급이에요. '우리가 제조를 담당할 테니, 너희는 디자인 소스를 줘라' 이런 식으로 콜라보로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 단독 상품을 하나 가져오면 하루에 일 억씩 팔려요. 그만큼 팬덤이 탄탄해요.
요즘 고객의 니즈는 스트릿 라인에 있는데, 엄마랑 아이랑 똑같은 옷을 맞춰 입고 싶은 니즈가 많이 보여요. 특히 아이를 힙하게 입히고 싶어 하는데, 북유럽 스타일이나 페미닌쪽의 옷은 많은데 아직 힙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옷이 많이 없거든요. 고객의 니즈에 맞춰서 우리도 성인 스트릿 브랜드의 라이센스를 따와서 아동라인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Q : 저도 주변에 아기랑 엄마랑 세트로 입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엄마들 마음이 그런 거 봐요. 엄마가 커플룩을 같이 입고 싶어 할 때 애들이 몇 살쯤부터 일 거 같아요?
A : 토들러 때부터 인 거 같아요. 3살 이후부터, 그러다가 아이들이 자기 주관이 생기면 그땐 같이 입고 싶어도 못 입어요.
Q : 아동복은 사이즈가 많잖아요. 제품 만들 때 사이즈별로 다 만드나요?
A : 우리가 엄마랑 같이 입는 라인은 120부터 160까지 만들었는데, 특히 스트릿 라인은 150, 160이 빨리 빠져요. 요즘 춤추는 애들이 진짜 많거든요. 틱톡, 유튜브에서 춤추는 게 초등학생, 중학생들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스트릿 라인에서 주타깃인 사이즈가 먼저 나가는 거죠. * teeezip : 호수는 키를 기준으로 말해요. (120cm = 120호)
"
틱톡, 유튜브에서 춤추는 게
초등학생, 중학생들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스트릿 라인의 주타깃 사이즈인
150, 160호가 먼저 나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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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아동복 공장에 MOQ를 물어봤었는데, 아동복은 사이즈가 많아서 한 번에 다섯 개 사이즈까지 나눠주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100개가 최소 수량이면 사이즈별로 최소 20개씩 나눠주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보통 발주수량은 얼마나 되나요?
A : 우리도 테스트 제품이라고 말한 건 그 정도로 생산해요. 아동은 사이즈가 진짜 많잖아요, 애들이 쑥쑥 크니까. 그래서 KC 같은 거 검사받으려면 사이즈별로 다 받아야 하니까 돈이 많이 드는 거죠. 근데 그렇게 소량으로 제작해도 타깃 고객이 명확하게 맞지 않으면 특정 사이즈 재고가 너무 많이 남아요. 그래서 아동복은 라스트 사이즈로 판매하기도 해요. 마음에 든다고 들어왔을 때 원하는 사이즈가 없을 수도 있어요.
Q : 성인복 사이즈가 S, M, L 브랜드마다 모든 사이즈가 다 다른 것처럼, 아동복도 브랜드마다 사이즈가 다 다르잖아요. 엄마들은 키를 기준으로 그 사이즈를 다 알아보는 건가요?
A : 실측 사이즈를 같이 확인하죠. 아동복은 까다로워요, 환불이랑 교환이 엄청 많고요.
Q : 신제품을 내는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A : 우리는 작년에는 S/S랑 F/W 두 번을 냈었어요. 4월에 론칭하고 9월에 론칭하고. 근데 올해는 2월 중순에 론칭하고 5월에 론칭할 예정이고 총 4번을 기획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까 말한 '인스타 브랜드'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신제품을 내고, 2가지 디자인을 4가지 컬러 정도로 내더라고요.
Q : 그러면 2월에 론칭을 하면 제작 준비는 언제부터 들어갔어요?
A : 우리는 2월 판매를 잡고 이번에는 작년 11월쯤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이번엔 국내생산이기 때문에 제작 기간이 짧은 편이었어요. 해외 생산을 하는 경우는 6개월 전에는 자료를 다 넘겨야 해요. 그리고 뉴발란스 같은 브랜드는 1년 전부터 기획을 잡죠. 뉴발란스는 신발은 무조건 바잉이어서, 미국에서 만든 걸 구매해오는 거라 신발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바잉MD의 업무를 보고, 의류랑 용품은 한국에서 직접 만드는 거라서 생산 MD 쪽 업무를 봐요. 1년 전에 기획을 미리 해야 해서, 지금은 22년의 트렌드를 미리 읽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벌써 내년 제품 제작을 준비하고 있죠.
Q : 해외 생산은 주로 어디에서 하나요?
A : 베트남, 네팔 이런 데서 해요. 중국 생산도 이제 그나마 원가율이 있더라도 하는 거고, 국내 생산은 스파성으로 생산하는 거예요. 그런데 수량이 많든 적든 우리 회사 사람들의 인식은 아우터는 해외에서 생산하자는 주의에요. 아우터가 원가율이 세고, 부자재 같은 것도 오히려 해외에서 해야지 좀 좋은 걸 사용할 수 있거든요. 국내에서는 그걸 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대요. 예를 들어 요즘 고객들이 원하는 게 리버서블 제품인데 국내에서 생산하려면 너무 돈이 많이 드는 거예요. 근데 아우터는 유행이 비슷해서, 예측이 가능하거든요. 그러니까 차라리 빨리 기획을 해서 해외로 먼저 넘겨버리는 거죠. 또 아우터는 입을 수 있는 시기가 딱 정해져있잖아요. 바람막이 9월~10월. 블루종 10월 ~11월. 경량패딩 10월 ~12월초. 롱패딩 12월 ~1월. 이렇게 시기가 있으니까 수량이 빠지면 굳이 리오더 하지 않고 끝내버리는 거죠. 반면 상하의는 트렌드가 빨리빨리 바뀌니까 그걸 따라가기 위해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거예요.
안녕하세요, 티집입니다.
얼마전에 아동복 브랜드에서 일하는 지인을 만났어요. 사실 처음에는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유용한 정보가 많아서 중간부터 각잡고 녹음을 하기 시작했어요. 대기업 아동복 브랜드에서 어떻게 기획을 하고 운영을 해나가는지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이번주 인터뷰 주제로 선정해보았습니다.
Q : 브랜드에는 제품 기획을 담당하는 MD가 있나요?
A : 기획 MD가 있긴 하죠. 근데 디자이너들이 상품기획 부분까지 고려해서 업무를 보는 게 훨씬 효율적이에요. 솔직히 디자이너들이 볼 때 팔릴 색상, 안 팔릴 색상, 팔릴 디자인 아닌 디자인이 나눠지거든요. 그래도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가져왔을 때, 요즘 트렌드랑 다른 걸 가져오면 의견을 조율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원단에 패턴이 있는 디자인이 반응이 더 많거든요. 근데 디자이너가 무지 디자인을 가져왔다고 가정해봐요. 그럼 이런 건 요즘 고객들이 원하는 게 아니라고 알려주고, 소비자 반응을 반영해서 디자인을 수정하게 되는 거죠. 그래도 디자이너의 역할이 커요, 테스트 디자인과 베이직 디자인이 나눠져 있으니까요.
테스트 제품
VS
베이직 제품
Q : 테스트 제품과 베이직 제품으로 나뉜다고 했는데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A : 테스트 제품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 위한 제품이고, 베이직 제품은 매출을 끌어오기 위한 판매가 잘 될 제품들을 말하죠. 베이직 제품은 색깔도 여러 개 뽑고 상하의를 맞추는데, 테트스제품은 소량으로 만들어요. 그러다가 고객 반응이 오면 그때 바로 리오더를 넣어서 수요를 따라가는 거죠.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개인 사업자 브랜드들을 '인스타 브랜드'라고 부르는데, 그들도 이렇게 소량 발주해서 제작하는 것 같아요, 자기가 재고를 떠안지 않아도 될 정도 약 100장 정도의 소량 제작을 한 다음에 반응이 올라오면 빨리 리오더를 치는 거죠. 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Q : 시장조사는 어떻게 하나요?
A : 요즘 우리는 인스타그램으로 시장조사를 많이 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아동복 브랜드는 팔로워 수가 5만 이상이 되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큰 인스타 브랜드들을 팔로우를 해놓고 그 제품들이 어떤 제품을 올리는지 이런 걸 주기적으로 들어가서 확인하죠, 물론 고객들의 반응도 같이 확인하고요.
요즘 인스타 브랜드는 개인이 운영해도 완전 브랜드 급이에요. '우리가 제조를 담당할 테니, 너희는 디자인 소스를 줘라' 이런 식으로 콜라보로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 단독 상품을 하나 가져오면 하루에 일 억씩 팔려요. 그만큼 팬덤이 탄탄해요.
요즘 고객의 니즈는 스트릿 라인에 있는데, 엄마랑 아이랑 똑같은 옷을 맞춰 입고 싶은 니즈가 많이 보여요. 특히 아이를 힙하게 입히고 싶어 하는데, 북유럽 스타일이나 페미닌쪽의 옷은 많은데 아직 힙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옷이 많이 없거든요. 고객의 니즈에 맞춰서 우리도 성인 스트릿 브랜드의 라이센스를 따와서 아동라인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Q : 저도 주변에 아기랑 엄마랑 세트로 입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엄마들 마음이 그런 거 봐요. 엄마가 커플룩을 같이 입고 싶어 할 때 애들이 몇 살쯤부터 일 거 같아요?
A : 토들러 때부터 인 거 같아요. 3살 이후부터, 그러다가 아이들이 자기 주관이 생기면 그땐 같이 입고 싶어도 못 입어요.
Q : 아동복은 사이즈가 많잖아요. 제품 만들 때 사이즈별로 다 만드나요?
A : 우리가 엄마랑 같이 입는 라인은 120부터 160까지 만들었는데, 특히 스트릿 라인은 150, 160이 빨리 빠져요. 요즘 춤추는 애들이 진짜 많거든요. 틱톡, 유튜브에서 춤추는 게 초등학생, 중학생들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스트릿 라인에서 주타깃인 사이즈가 먼저 나가는 거죠. * teeezip : 호수는 키를 기준으로 말해요. (120cm = 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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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유튜브에서 춤추는 게
초등학생, 중학생들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스트릿 라인의 주타깃 사이즈인
150, 160호가 먼저 나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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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아동복 공장에 MOQ를 물어봤었는데, 아동복은 사이즈가 많아서 한 번에 다섯 개 사이즈까지 나눠주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100개가 최소 수량이면 사이즈별로 최소 20개씩 나눠주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보통 발주수량은 얼마나 되나요?
A : 우리도 테스트 제품이라고 말한 건 그 정도로 생산해요. 아동은 사이즈가 진짜 많잖아요, 애들이 쑥쑥 크니까. 그래서 KC 같은 거 검사받으려면 사이즈별로 다 받아야 하니까 돈이 많이 드는 거죠. 근데 그렇게 소량으로 제작해도 타깃 고객이 명확하게 맞지 않으면 특정 사이즈 재고가 너무 많이 남아요. 그래서 아동복은 라스트 사이즈로 판매하기도 해요. 마음에 든다고 들어왔을 때 원하는 사이즈가 없을 수도 있어요.
Q : 성인복 사이즈가 S, M, L 브랜드마다 모든 사이즈가 다 다른 것처럼, 아동복도 브랜드마다 사이즈가 다 다르잖아요. 엄마들은 키를 기준으로 그 사이즈를 다 알아보는 건가요?
A : 실측 사이즈를 같이 확인하죠. 아동복은 까다로워요, 환불이랑 교환이 엄청 많고요.
Q : 신제품을 내는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A : 우리는 작년에는 S/S랑 F/W 두 번을 냈었어요. 4월에 론칭하고 9월에 론칭하고. 근데 올해는 2월 중순에 론칭하고 5월에 론칭할 예정이고 총 4번을 기획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까 말한 '인스타 브랜드'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신제품을 내고, 2가지 디자인을 4가지 컬러 정도로 내더라고요.
Q : 그러면 2월에 론칭을 하면 제작 준비는 언제부터 들어갔어요?
A : 우리는 2월 판매를 잡고 이번에는 작년 11월쯤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이번엔 국내생산이기 때문에 제작 기간이 짧은 편이었어요. 해외 생산을 하는 경우는 6개월 전에는 자료를 다 넘겨야 해요. 그리고 뉴발란스 같은 브랜드는 1년 전부터 기획을 잡죠. 뉴발란스는 신발은 무조건 바잉이어서, 미국에서 만든 걸 구매해오는 거라 신발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바잉MD의 업무를 보고, 의류랑 용품은 한국에서 직접 만드는 거라서 생산 MD 쪽 업무를 봐요. 1년 전에 기획을 미리 해야 해서, 지금은 22년의 트렌드를 미리 읽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벌써 내년 제품 제작을 준비하고 있죠.
Q : 해외 생산은 주로 어디에서 하나요?
A : 베트남, 네팔 이런 데서 해요. 중국 생산도 이제 그나마 원가율이 있더라도 하는 거고, 국내 생산은 스파성으로 생산하는 거예요. 그런데 수량이 많든 적든 우리 회사 사람들의 인식은 아우터는 해외에서 생산하자는 주의에요. 아우터가 원가율이 세고, 부자재 같은 것도 오히려 해외에서 해야지 좀 좋은 걸 사용할 수 있거든요. 국내에서는 그걸 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대요. 예를 들어 요즘 고객들이 원하는 게 리버서블 제품인데 국내에서 생산하려면 너무 돈이 많이 드는 거예요. 근데 아우터는 유행이 비슷해서, 예측이 가능하거든요. 그러니까 차라리 빨리 기획을 해서 해외로 먼저 넘겨버리는 거죠. 또 아우터는 입을 수 있는 시기가 딱 정해져있잖아요. 바람막이 9월~10월. 블루종 10월 ~11월. 경량패딩 10월 ~12월초. 롱패딩 12월 ~1월. 이렇게 시기가 있으니까 수량이 빠지면 굳이 리오더 하지 않고 끝내버리는 거죠. 반면 상하의는 트렌드가 빨리빨리 바뀌니까 그걸 따라가기 위해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거예요.